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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미국 아파트 vs. 미국 주택

으추추 2024. 1. 3. 07:27
 

나는 같은집에 일년이상을 살아본 적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정도로 미국생활 10년차, 주택과 아파트를 번갈아 가면서 매년 이사를 다녔다.

 

지난 10년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택에서 거주하면서 여러 가지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 봄에는 다시 아파트로 이사를 왔는데 어떤 이유였는지에 대해서도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먼저 장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주택에서 살 때 장점

 

주거비용

실제로 아파트, 홈스테이, 주택 다 거쳐온 내가 봐도 주택임대가 더 저렴했다. 아무래도 내는 돈 대비 빌리는 주거지의 크기가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보다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다.

같이 살 사람만 잘 찾으면 주택에서 사는 게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차가 있고 일 또는 학교 근처에 꼭 살 필요 없다면 많은 사람들이 주택으로 이사 간다.

 

층간 소음 또는 이웃 소음

아파트에 살면 어쩔 수 없이 이웃과 벽 하나를 두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위층 소음, 옆집 소음, 옆집 저녁 메뉴가 뭔지 다 알게 되는데, 주택에 사니 이웃들의 수도 줄고 거리도 늘어나기 때문에 이웃들과 부대끼며 사는 걸 싫어한다면 주택 생활에 정말 만족할 것 같다.

 

뒷마당

개인적으로 제일 즐겼던 뒷마당.

삼겹살 구워 먹고 싶을 때 자유롭게 밖에서 삼겹살 구울 수 있는 마당, 이불 빨래하고 건조기는 너무 차서 밖에서 자연건조하기 좋은 마당.

날씨 좋았던 여름 가을 초까지는 나름의 화단에서 파, 민트, 그리고 바질을 키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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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우리 집에 올 사람은 뭐 나밖에 없으니 주차하려고 주민들과 싸울 필요가 없다.

 

세탁

작년에 살던 주택으로 이사가기 전에는 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대학가 투룸에 살았었는데 마치 학교 기숙사 처럼 세대마다 세탁이 가능한 구조가 아닌 아파트의 community 룸 옆에 있는 아파트 공동 세탁방에서 세탁을 해야했다.

물론 공짜도 아니고 한번 돌릴때마다 빨래 + 건조 = 약 7000원정도.

빨랫감을 들고 건물밖으로 나가야한다는 단점 뿐만 아니라 절도 등으로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던것같다.

미국의 주택은 거의 대부분 세탁기와 건조기를 설치할 수 있는 mud room 또는 laundry room이 있기때문에 내가 직접 세탁기를 구매해서 연결하면 빨래방에 갈 필요없이 언제든 빨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음은 내가 느낀 단점들이다.


주택 거주의 단점

 

도난

10월쯤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 겸 해서 보스 QC45를 구매했었다.

이사 후 처음으로 하는 아마존 쇼핑이라 아무 생각 없이 집으로 배송을 시켰는데, 택배가 왔다는 걸 cctv로 확인하고 1시간 후에 집에 도착해서 보니 택배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cctv 자체도 24시간 녹화가 아니라 설정해둔 감도에 적합하는 움직이 있어야만 녹화를 하는 방식이라 전혀 몰랐던 것이다.

이후에도 쌀을 보관하려고 구매한 쌀통을 누군가가 훔쳐 갔다가 열어보고 실망했는지 다시 집 앞에 두고 간 일도 있었다.

 

아무래도 보는 눈이 상대적으로 적고 관리실 같은 게 아파트와는 달리 없다 보니 이런 도난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이외에도 차고를 따고 들어와서 뭐 훔칠 게 있나 살펴보는 사람들의 모습도 cctv로 자주 확인되었다.

 

관리비

물론 아파트에 살아도 관리비를 다 따로따로 지불해야 하는 곳이 정말 대다수이지만, 이번에 새로 이사 가기로 한곳과 비교했을 때, 관리비를 하나하나 따로따로 지불하는 것보다는 역시 한 번에 지불하는 게 훨씬 간편하다.

 

집주인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집주인이 개인이 아닌 여러 집들을 운영하는 작은 회사인데, 자주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

처음 이사하기로 하면 집에 어디가 이미 망가져 있거나, 벽에 압정 또는 못 구멍이 있거나, 하는 등의 퀄리티를 체크하는 체크리스트를 주는데, 처음 집에 이사 왔을 때 발견했던 자잘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maintenance request 툴을 이용해서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집에 산 지 8개월이나 되었을때도 아직 고쳐지지 않은 것들이 셀 수도 없이 많고, 지금은 그냥 포기하고 있다.

저번에 살던 아파트와 비교해서 훨씬 대응이 느렸던 내 경험에 빗대어 이런 점들은 단점으로 다가왔다.

 
이사온 집에선 창문이 없는채로 일주일을 지냈다.

잔디

뒷마당을 가지는 대가로 따라온 잔디관리의 늪.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여름이었는데 정말 뜨거운 날에 잔디를 다 깎고 나서 내일이 되면 또 눈에 띄게 자라있는 잔디와 잡초 놈들이 정말 많다.

잔디 관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몇 명 보긴 했지만 그건 내가 아니기 때문에 잔디 자체는 나에게 단점으로 느껴진다.

물론 어떤 집에 살고 어떤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다른 경험을 했다면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종합된 단점 장점을 놓고 비교해 본 결과, 내가 사는 방식과는 집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또 이사를 가게 되었다.